그냥 곰탕 맛나 싶을 정도의 고기의 양
투명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국물
수육 전골 또한 일품인, 숨겨진 식당
2024년8월12일(월) PM8:00
나주 곰탕
구글맵 ★★★★★ 4.6
영업시간: 17:00~22:00
브레이크타임: -
휴무일: 없음
주차: 주변 유료 주차장 이용
서대신동 현지인 픽 곰탕집
부산 서구 대신동은 어렸을 적, 이 동네에서 생활을 했었고, 지금도 본가가 있는 곳이다.
이 동네를 자주 방문하지만, 항상 가던 곳만 가다 저녁을 먹기 새로운 곳을 찾아보다 알게 된 곳이 있다. 너무나 훌륭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곰탕집이다.
서대신동의 서대 시장 안 한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동네분들에게는 꽤 유명한 것 같다. 저녁 영업만 하다보니, 술 한 잔 먹기 위해 방문하는 다소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첫 방문에는 저녁을 위해 혼자서 곰탕을 먹어보고 너무나 많은 고이의 양과 깔끔한 맛에 깜짝 놀라, 두 번째 방문은 가족들 끌고 가서 수육 전골을 먹었다. 이 두 번의 방문을 모두 정리해 본다.
서대 시장 나주곰탕
여러 가지로 재미있는 곳이다. 아주 허름한 모습의 외관이 눈에 확 들어온다. 얼핏 보면 여기가 입구가 맞는지 쉽게 알아보기 힘들다. 몇 년 전까지는 근처의 동아대학병원 근처에서 영업하다 이쪽으로 이전했다고 들었다. 새롭게 이전을 한 장소임에도, 이런 허름한 모습의 노포스러움을 보여준다는 것이 첫 번째 재미 포인트.
내부의 모습도 거의 30년은 영업한 식당이지 않나 싶을 정도의 느낌이다. 여기저기 정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정겹다.
곰탕이라는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지만, 이곳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이다. 이것이 두 번째 재미 포인트.
밥장사는 안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대신에 거의 모든 공휴일도 영업을 한다. 나는 추석 명절 당일에도 방문을 해서 곰탕을 맛있게 먹었다.
메뉴판을 보다가 나는 소리 내어 웃을 뻔했다. ※전 메뉴 포장안됩니다.
보통은 전 메뉴 포장됩니다가 적혀있어야 할 곳에, 안됩니다.라고 적혀있는 것이 세 번째 재미 포인트다.
음식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이거나, 변질을 막기 위해서, 또는 일손이 부족해서 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마지막 네 번째는 재미라기보다는 특이한 포인트이다.
이곳 나주곰탕은 여자 사장님 혼자서 운영을 하신다. 조리도 서빙도 계산도 혼자서 다 도맡아서 하시는 모습이다. 그런데, 조금은 다른 모습을 하신 사장님이셨다. 마스크를 끼고 계셨지만,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얼굴 모습이다.
궁금해서 나중에 찾아보니, 이 여사장님은 베트남 출신의 분이셨고, 나주의 한국 분과 결혼을 하셔서 한국에 정착하셨다는 것. 나주 출신의 남자분과 결혼을 하시고 나주곰탕을 내어주시는 베트남 출신이시라고 한다.
어마 무시한 고기의 곰탕
첫 방문 시에는 혼자 방문하였기에, 곰탕을 주문했다. 하지만, 나 이외의 모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육 전골에 소주 한 잔씩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수육 전골은 양도 많고, 맛있어 보였다. 왠지 곰탕도 그럴 거라 예상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 곰탕 : 10,000원
맑은 국물을 자랑하는 나주곰탕이 나왔다.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시는 식당이라 음식이 나오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이 곰탕을 보니 시간이 걸린 건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
함께 나온 반찬들. 섞박지는 전라도식이라고 하던데, 이날은 상당히 맛있었다. 이 섞박지만 세 번 이상 리필을 해서 먹었다. 반찬의 리필은 셀프로 하는 것이 좋다. 김치도 완전 푹 익은 느낌이었다. 단, 고추는 어마 무시하게 맵다. 조심해야 한다.
배고픔에 일단 고기 한두 점 먹었다. 그런데, 뒤지면 뒤질수록 고기가 화수분처럼 나온다.
한번 나의 젓가락질로 들어 올릴 수 있는 최선의 양을 집어 보았다.
대단하다. 아니, 무섭다!!! 이게 대체 곰탕에 들어있는 고기의 양인가?
국물은 나주곰탕이니 아주 맑은 국물이다. 아주 깊고 진한 맛이라기보다는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고기는 우설. 곰탕에 우설이라니!!! 놀랍다.
부드럽고 고소하다. 씹히는 식감은 너무나 좋다. 진짜 맛있다.
양지 부위로 추정되는 고기. 아니 어떻게 모든 고기가 이렇게 다 부드럽지?
머릿고기로 추정된다. 콜라겐 부위가 아주 쫄깃하다. 역시 부드럽고 고소하다.
그리고도 끊임없이 생산되는 고기들. 엄청나게 다양한 부위들이 퍼레이드를 펼친다.
쫄깃하거나 부드럽거나, 고소하거나 육향이 진하거나, 모두 자기 부위의 맛을 극강으로 뽐낸다.
이렇게 두터운 고기도 꽤 들어있는데, 어떻게 삶았는지 너무나 부드럽다. 진짜 녹는다.
고기만 먹어도 배가 엄청 불러온다. 하지만, 밥이 들어간 곰탕 국물을 포기할 순 없다. 탄수화물이 들어간 곰탕 국물은 단맛이 올라와 더 맛있어지기 때문.
하지만, 결국 GG. 이런 국밥류는 무조건 그릇의 밑바닥을 다 보는 성향인데, 너무 배가 불러 오늘을 실패다.
조금 남겼지만, 이 나주곰탕은 어마 무시했다. 최고다. 나주에서 먹은 것보다 낫다.
소양 전골은 대체 왜 이가격?
너무나 만족한 첫 방문. 이후 한 달 정도 후에 가족들이 본가로 모이는 날이 있어, 이 집을 적극 추천하여 다시 방문했다. 이날은 인원이 4명이 되었기 때문에, 수육 전골에 도전하기로.
▶ 소양 전골 (중) : 40,000원
말이 안 된다. 이게 4만 원이라고!!?? 그리고 들어가 있는 고기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우설. 그 옆으로는 약간의 마늘과 푸짐한 파가 한가득.
소양 전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양도 엄청나다.
아마도 소머리 고기. 쫄깃한 식감이 기대된다.
양지 부위도 푸짐하고, 다시 그 옆에는 양.
고추는 조심해야 한다. 워낙 매운 고추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급적 빼고 먹는 게 장 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다.
고기 탑 아래로는 숙주도 한껏 들어가 있어, 고기고기한 전골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듯.
각 부위들의 소감은 이전의 곰탕 파트에서 충분히 이야기했으니 새로운 부위인 양의 느낌만 간단히.
비싼 고기인 만큼 맛있다. 쫄깃 부들이다. 간장에 찍어 먹으면 상당하다. 단, 이곳의 가장 아쉬운 점은 간장에 들어가는 와사비가 생와사비가 아니라는 점.
한 달이 지나서 맛보는 고기들이지만, 지난번과 차이가 없다. 너무나 맛있다. 끝장이다.
어떻게 이런 맛을 계속 낼 수 있는지, 삶은 모습을 한번 관찰하고 싶어졌다.
이날도 엄청 배부르게 먹었다. 4명이서 이 중자를 다 먹지 못했다. 거기에 다들 우동사리를 시켜 먹는 모습을 보았지만, 동참하질 못했다. 사리는 우동, 당면, 라면 사리가 있었다. 다음번에 꼭 우동사리를 먹어보도록 하자.
이런 곳을 이제서야 알았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행운이기도 하다.
다양한 재미 포인트가 있는 나주 곰탕은
맛은 재미있는 것이 아닌, 최고의 수준이다.
수육 고기는 정말 탑이다.
국물의 맛은 아주 깊은 맛은 아니지만,
맑은 맛이 깔끔한 느낌.
단, 전골의 국물에는 다대기가 들어가 있으니,
적절히 조절하시길..
난 완전히 빼는 것이 더 좋은 국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에 가면, 꼭 방문할 또 다른 리스트가 생겼다.
위치 및 정보
▶ 구글맵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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