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냉면을 먹기 위해 간 모리오카
신칸센을 잠시 내려
모리오카역에서 먹는 일본 냉면의 맛
2023년4월5일(수) PM12:50
다이도우엔 모리오카 페잔점
大同苑 盛岡フェザン店
구글맵 ★★★★☆ 3.9
타베로그 ★★★★☆ 3.45
예약: 예약 불가
영업시간: 11:00~20:00 (L.O. 19:30)
휴무일: 없음
결제방법: 신용카드 가능, 전자화폐 가능
좌석수: -
모리오카 냉면
나는 모리오카 냉면을 옛날 2008년 MBC 스폐셜이란 방송을 보고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한국 재일교포들이 만든 냉면이 유명해져서 많이들 먹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언제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 2014년 정도에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뿅뿅샤 제록'이는 모리오카' 뿅뿅샤'의 지점이 생겼다고 하여, 한번 방문해서 맛을 본 적이 있었다. (뿅뿅샤 제록은 2017년 폐업했다.)
방문 당시의 블로그 기록. 블로그 주인께서 말하는 남편이 바로 본인이다. 엄청난 맛은 아니었지만,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재미있게 먹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모리오카 냉면의 역사와 유명점
모리오카 냉면은 재일교포 양영철 씨께서 1954년 '식도원(食道園 쇼쿠도엔)'을 개업하면서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이 분은 전문 요리사가 아니었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모리오카 냉면의 면이 한국의 냉면과 달리 하얀색의 쫄깃한 면인 이유는, 처음 냉면을 접한 일본인들은 회색 면이 식욕을 감퇴시키며, 고무를 먹는 것 같다는 생각에 반죽을 메밀가루에서 밀가루로 바뀌어서 하얗게 바뀌었다고 한다. 이후 1987년 '뿅뿅샤'를 개업한 변용웅씨께서 '모리오카 냉면'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 유명한 모리오카 냉면집들은 아래와 같다. 이 가게들은 냉면만 파는 것이 아니라 모두 야키니쿠도 함께 판매를 하는 집들이라, 냉면만 먹으러 간다기보다는 고기 구워 먹으러 가는 집들로 인식되는 듯하다.
- 1위 盛楼閣 세이로우카쿠
- 2위 大同苑 다이도우엔
- 3위 食道園 쇼구도우엔
- 4위 ぴょんぴょん舎 뿅뿅샤
나는 이중 2위인 다이도우엔의 지점으로 방문했다. 바로 모리오카역과 연결된 건물의 쇼핑가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왜냐면, 나는 하코다테에서 도쿄로 신칸센으로 이동을 하는 중에, 잠시 모리오카역에 내려 점심으로 냉면만 먹고 가는 길이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점심 한 끼 먹으러 모리오카에 방문한 것.
다이도우엔 내부
다이도우엔 페잔점은 몰의 식당가에 있는 곳이라 오픈 형태의 실내이다.
아주 커다란 모리오카 냉면 사진. 수박이 들어간다. 놀랍다.
이와테현 지역 맥주도 판매하고 있다. 나는 맛보지 않았다.
주문은 태블릿을 통해서 해야 한다. 한국어도 지원한다.
다이도우엔 모리오카 냉면
- 냉면+야키니쿠동 세트: 1500엔 (세금포함 1650엔)
주문한 냉면과 야키니쿠동 세트가 나왔다. 가격이 꽤 나가는 편이다. 사진에는 수박이 떡하니 있었는데, 계절이 아직 봄인지라 다른 과일 한쪽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김치 국물 같은 것을 함께 준다. 취향에 맞춰서 이걸 냉면에 부어 먹으라 한다. 아마도 한국 냉면의 다대기 같은 느낌이라 생각된다.
냉면의 모습은 아주 정갈하다. 한국과 다른 하얀색의 면이 새롭다.
야키니쿠동의 고기도 아주 잘 구워져서 윤기가 흐르는 모습이 맛있어 보인다.
이제 냉면을 먹어보자. 일단 아무것도 넣지 않고 한입. 국물이 좀 짜다. 고가 육수와 동치미 같은 상큼함이 조금. 아~ 그렇다, 동치미 국물에 야키니쿠 소스를 살짝 푼 맛이다. 면과 함께 먹어야 간이 맞다. 그냥 먹으면 짜다. 역시 면은 한국 사람이 먹기에는 쫄면의 느낌이다. 기억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옛날 압구정에 뿅뿅사가 잠깐 들어왔을 때 먹은 그 맛인듯하다. 아주 쫄깃한 쫄면 느낌. 쫄면 보다 쫄깃함은 더 살아있고 면 자체의 고소한 맛이 있다. 쫄면 보단 고급스럽다. 제면을 잘해서 그렇겠지라 생각한다. 면과 함께 국물을 먹으면 우리나라 냉면과는 다른 느낌으로 깔끔하게 넘어가는 맛이다.
세트로 나온 야키니쿠동은 그냥 말 그대로 불고기 덮밥. 고기도 잡내 없이 부드럽다. 단 짜다. 밥과 먹으면 딱 알맞은 맛이 된다.
고기의 양은 얼마 안되어서 밥에 살짝 조금씩 비벼 먹으면 된다. 엄청나게 대단한 맛은 아니고 그냥 먹을 수 있는 불고기 덮밥 중 괜찮게 먹을 수 있는 맛.
어느 정도 면과 국물을 먹고 김치 국물 같은 매운 소스를 반 정도 넣었다. 국물이 빨개진다. 국물을 한입 하니 이건 김치 국물을 탄 맛이 되었다.
좀 맵게 먹는 부산 밀면과 유사할 줄 알았지만 모리오카 냉면은 김치 맛으로 느껴진다. 넣지 말걸 그랬나 보다. 너무 평범한 시장통 냉면 맛으로 변한다. 넣기 전에는 자기만의 색깔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넣고 나니 너무 평범한 맛. 하지만 면과는 또 잘 어우러지는 것 같기도 하다.
냉면 안에는 수육 한점과 오이 그리고 과일이 있다. 당연히 과일은 배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뿔싸 사과다. 아오모리가 그나마 가까워서 그런 걸까? 사과였다. 냉면에 사과라니,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육은 수준급이다. 냉면집들이 다 야키니쿠를 함께 팔던데 그래서 고기질들은 참 좋아 보인다. 부드럽게 잘 씹힌다. 절임 강국인 일본 답게 오이도 맛있다. 요즘은 없어졌지만 옛날 우래옥 냉면에 올라가던 고명 오이의 그 맛이다.
초토화된 음식. 김치 국물 맛이 되어버려서 약간 슬퍼졌지만 그래도 역시 모든 그릇을 클리어 했다.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경험을 했다.
예상치 않게 대기 없이 빠르게 식사를 마치게 되어 얼른 신칸센 표를 바꿔서 1시50분 코마치 열차로 바꾸어서 탔다. 1시간 단축. 호텔에서 1시간 더 쉬자. 모리오카 1시간 체류 기행이었다.
위치 및 정보
- 구글맵
- 타베로그
- 공식 홈페이지
메뉴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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